지난 글에서 우리는 감각의 영역을 넘어 생명의 에너지와 만나는 경험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저도 늘 느끼는 것이지만 명상과 기 수련을 지도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그 느낌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오래전에 저에 어린 딸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준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기보다는 뒤에서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게 잡아 주었다는 표현이 더 맞는 말이 되겠지만요.
명상과 기 수련을 처음 배우시는 분들은 마치 처음 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고 해서 살아가는데 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는 자전거를 탈 줄 안다고 해서 그에 삶이 크게 달라진다고도 볼 수 없습니다.
담아
그러나 자전거를 타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전거 타기를 권할 것입니다. 어렵지 않다고, 자전거를 타면 너무 좋다고, 그래서 기꺼이 시간을 내어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려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전거를 배우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하는 조건이 무엇일까요? 자전거일까요? 아니면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줄 누군가인가요?
그것보다 자전거를 타보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입니다. 자전거 타는 것을 배우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어떻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자전거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이고 그 마음이 있다면 자전거는 어떻게든 구해질 것이며, 또 누군가는 당신의 뒤에서 당신이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겠지요.
제가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올리는 이유 또한 필요한 누군가가 마음을 일으키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필요한 누군가가 원한다면 누구라도 기꺼이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지켜봐 주리라 생각합니다.
자전거는 우리들의 몸과 에고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자전거를 배우는 과정에서 넘어져 다치고 힘들어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겠지만 다시 한번 일어나 페달을 밟고자 하는 그 마음이 우리들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햇살 가득한 어느 봄날에 흐드러지게 핀 봄꽃 사이로 머리카락 휘날리며 자전거를 타고 있는 당신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 봄 햇살의 감촉과 얼굴에 닿는 부드러운 바람의 손길 그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에 당신이 살아 숨 쉬며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눈을 감고 편안히 앉아 마음을 바라봅니다. 그 마음이 잔잔해지면 그 마음을 생겨나게 한 생명의 에지가 느껴질 것입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그 느낌이 바로 당신의 본질입니다.
그 본질은 바로 어린 자녀의 뒤에서 위태롭게 흔들리는 자전거를 잡아 주고, 힘차게 내달리는 사랑하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바라봐 주는 그런 존재입니다.
담아
기쁜 마음으로 그 느낌과 만나보고 싶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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